Way Back Home 전시 오디오 가이드

전시장 내 작품 번호를 입력하면 이경미 작가의 작품 해설을 들으실 수 있습니다.

작품번호: 8 (지상층)

Welcome to Nana Land  131x120x58cm  Single channel video & Mixed media (Installation)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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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상처 입은 동물들이 새로운 이상향을 찾아 떠나려는 장면 같습니다. 기후 위기, 산불, 전쟁과 같은 재난이 반복되는 오늘날, 지구는 우리가 끝까지 가꾸어야 할 터전일까요. 아니면 언젠가 탈출해야 할 장소일까요.

이경미 작가는 이 작업을, 2년 전 겨울에 겪은 대형 산불의 충격에서 시작했습니다. 작품 속 숲은 이미 불타고 있고, 이상향으로 떠나기 위한 우주선마저 사라진 듯 보입니다. 붕대를 감은 동물들은 다치고 지친 모습으로, 어딘가에서 올 구원의 신호를 기다리듯 줄을 서 있습니다.

그 앞에는 트럼프를 연상시키는 인물이 등장합니다. 그는 ‘나나랜드’라는 새로운 행성으로의 이주 계획을 마치 정치적 선전처럼 홍보합니다. 하지만 이 약속은 과연 구원일까요, 아니면 또 다른 환상일까요.

정말로 그곳에 가도 되는걸까요?

작품은 유토피아를 향한 인류의 오래된 갈망을 보여주면서도, 동시에 그 갈망이 얼마나 위험하게 소비될 수 있는지를 묻습니다. 더 나은 곳을 꿈꾸는 마음은 인간의 본능일 수 있지만, 그 꿈이 지금 우리가 발 딛고 있는 세계를 외면하게 만든다면, 그것은 또 다른 재난이 될지도 모릅니다.

이 작품의 받침대는 해외 전시 이후 작가에게 돌아온 작품 운송용 크레이트 박스를 재활용한 것입니다. 이동과 포장, 운송의 흔적이 남은 상자 위에 펼쳐진 작은 초원은, 우리가 만들어낸 문명의 잔해 위에 놓인 임시적인 자연처럼 보입니다.

이경미 작가는 이 장면을 통해 묻습니다. 우리가 꿈꾸는 이상향은 어디에 있을까요. 그리고 상처 입은 존재들을 남겨둔 채, 이미 불타고 있는 이 땅을 떠나는 것이 정말 답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