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y Back Home 전시 오디오 가이드

전시장 내 작품 번호를 입력하면 이경미 작가의 작품 해설을 들으실 수 있습니다.

작품번호: 16 (지하층 LED wall)

ZERO POINT

single channel video and 2 channel sound, 3분 14초

오디오 듣기

전시장 안의 선반과 사운드박스가 두 작가의 개인적인 기억을 모은 분더카머라면, 이 영상 작업은 우리가 함께 통과해 온 세계의 시간을 다룹니다.

작품은 2008년 오바마의 당선에서 시작해, 2024년 트럼프의 재선으로 이어지는 역사적 흐름을 따라갑니다. 그 사이 세계는 수많은 변곡점을 지나왔습니다. 희망과 변화의 구호, 경제 위기, 팬데믹, 전쟁, 기후 위기, 정치적 분열은 서로 겹치며 오늘의 현실을 만들었습니다.

이 영상은 거대한 역사 속에서 우리 사회가 지금 어디에 서 있는지를 바라봅니다. 끊임없이 앞으로 나아가는 것처럼 보였던 세계가, 결국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 것은 아닌지 되짚어보는 작업입니다.

《Way Back Home》의 여정이 개인의 내면을 향해 조용히 수렴한다면, 이 영상은 그 내면의 여정이 바깥 세계의 거대한 파도와 부딪히는 순간을 보여줍니다. 개인의 기억과 공동의 역사는 따로 흐르지 않습니다. 한 사람의 삶은 언제나 시대의 공기와 함께 움직이고, 세계의 변화는 조용히 개인의 내면에도 흔적을 남깁니다.

영상 속 타임라인은 단순한 사건의 나열이 아니라, 우리가 지나온 혼돈의 궤적입니다. 팽창하고 흔들리며 엔트로피를 향해 가는 세계 속에서,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더 이상 사적인 회귀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이 작업은 바깥 세계의 소음과 내면의 고요가 만나는 지점에 놓여 있습니다. 그리고 그 충돌 속에서, 지금 우리가 서 있는 자리와 앞으로 돌아가야 할 방향을 조용히 가늠하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