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y Back Home 전시 오디오 가이드

전시장 내 작품 번호를 입력하면 이경미 작가의 작품 해설을 들으실 수 있습니다.

작품번호: 13 (계단)

Street on the Table-Euljro-차차차원이 다다른 차원  90x120x10cm  Oil on constructed birch panel  2026

오디오 듣기

이 작품은 1층에서 아래층으로 내려가는 계단 벽면에 놓여 있습니다.

관람객은 계단을 내려가며 작품을 따라가고, 다시 올라오며 반대 방향에서 한 번 더 마주하게 됩니다. 그래서 이 그림은 멈춰 서서 보는 작품이면서 동시에, 몸의 이동과 함께 경험하는 하나의 길이 됩니다.

이경미 작가의 〈스트릿 시리즈〉는 2008년부터 이어져 온 대표적인 회화 연작입니다. 작가에게 ‘골목’은 유년의 기억에서 시작된 공간이자, 삶의 경험들이 내면의 풍경으로 자리 잡는 장소입니다. 길 끝의 풍경은 언제나 작가에게 묻게 합니다.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으며, 무엇을 향해 걷고 있는가.

이번 작품의 배경은 서울 을지로입니다. 작가는 한때 무질서하게만 보였던 을지로의 낡은 골목에서, 새로운 전시 공간과 젊은 감각이 피어나는 장면을 발견했습니다. 홍콩에서 잃어버렸다고 느낀 도시의 반짝임이, 오히려 서울의 골목 안에서 일상과 역사, 다양성의 모습으로 살아 있음을 보게 된 것입니다.

화면은 하나의 순환 구조를 이룹니다. 생각이 시작되는 책상에서 출발해, 책을 통해 성장하고, 먼 골목의 풍경을 향해 나아갑니다. 그리고 다시 파도에 실려 출발점으로 돌아옵니다. 전시 제목인 《Way Back Home》처럼, 이 작품은 앞으로 나아가는 길이 결국 다시 ‘나’에게로 돌아오는 여정임을 보여줍니다.

계단을 내려가며 이 작품을 볼 때는 길 끝을 향해 나아가는 감각을, 다시 올라오며 볼 때는 되돌아오는 감각을 떠올려 보셔도 좋겠습니다. 이경미 작가에게 골목은 단순한 도시 풍경이 아닙니다. 예측할 수 없는 미래 속에서도,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는 우리 자신을 다시 마주하게 하는 장소입니다.